책: 애자일 프랙티스 (Practices of an Agile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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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프랙티스 : 빠르고 유연한, 개발자의 실천 가이드

인사이트; 벤캣 수브라마니암, 앤디 헌트 지음; 신승환, 정태중 옮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3주 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이다. 워낙 책 읽는 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또 출퇴근 버스 안에서 주로 읽다 보니 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편안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간절하다.

실은, 오늘 남은 1/4 정도를 다 읽어야 한다. 회사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기본 2주에 1주 연장한 기한이 오늘이다. 3/4를 이미 읽은 상태인데, 이제 반납 시간이 다가오다보니 별 희한한 생각이 다 든다. 뭐냐면, "살까?" 이런거. 말이 좀 길었는데... 결국 하려던 말은 괜찮은 책이라는 얘기.

먼저, 가벼운 책이다. 복잡한 기술적 설명과 이해가 필요한 책도 아니고 실습이 필요한 책도 아니다. 읽으면서 공감하고, 느끼고, 생각을 배우는 그런 책이다. (요즘 우리 분야에서 이런 책들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나 역시 이런게 목마른 중이라... 이런 책 대환영이다.)

45개의 작은 주제를 악마의 속사귐, 본문, 천사의 충고, 정리/균형잡기의 네 단계로 짤막 짤막하게 이어가고 있어서 나의 경우처럼 토막시간을 이용하여 읽기에 매우 적당하다. 마치, 직장 동료나 선배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짧은 대화를 나누는, 그런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물리적으로 편안했다.

개념적인 부분부터 세부적인 행동에 이르기까지, 애자일 개발 방법론을 실제로 실무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적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간략히 목차를 보면,

 1장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2장 애자일 시작하기

 3장 애자일 기르기

 4장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제공하기

 5장 애자일 피드백

 6장 애자일 코딩

 7장 애자일 디버깅

 8장 애자일 협력

 9장 에필로그: 애자일로 이동하기

1~3장은 "애자일"의 본질, 개념에 가까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4~8장은 주로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방법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행동에 대한 부분은 굳이 애자일이라는 용어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유용한 부분이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거나 최소한 적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내용들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애자일 방법론"이라는 주제 안에서 바라보니 왠지 새로운 느낌을 준다.

음... 특히 변화를 꿈꾸는 팀에게 권하고 싶다. 확실히 또는 막연히 느끼고는 있으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 헤메고 있는 팀이 있다면, 이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의 짧은 주제를 한 주에 한 두 개씩 함께 읽고, 토의하고, 적용해 나가는 방식으로 변화의 흐름을 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국식 가명 짓기. 에**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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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l, Thomas, Paul, 알로크, 아델, Santhosh, Mats, Dimitris, Toshitaka, Nobuhiro, Changhua,... 이상은 업무상 함께 일했거나, 만났거나, 명함을 받은 외국인들의 명함에 기록된 이름 들이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알파벳을 사용하는 나라든 아니든, 모두 자신들의 고유한 이름을 단지 영문자/알파벳을 이용하여 적어두었을 지언정, 별도의 미국식 이름을 가진 경우는 없었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활동을 위하여 한글로 발음한 이름을 적어둔 경우도 있었다.)

블라디슬라바, 다라, 구잘, 사유리, 브로닌, 애나벨, 도미니크,.. 이상은 옆에 놓인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미녀들의 수다"라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외국인 출연자들의 이름을 보이는대로 적어본 것이다. 프로그램 목적상 외국인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본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음하기 힘든 경우는 있어도, 그런 이름들이 거북하지는 않다. 적어도 난 그렇다.)

전에 근무했던 그다지 "글로벌" 하지도 않았던 회사의 사원들은 대체로 미국식 또는 영어식(?) 이름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사내 유행이었을까?) 꽤 오래 전에 선배 따라 영어 회화 학원에 등록해본 적이 있는데, 첫 시간에 강사가 "미국식 이름이 뭐냐, 없으면 하나 만들어라." 그랬었다. 요즘 영어 유치원, 영어 학원을 다니는 어린이들 역시 대체로 그런 식으로, 강사들의 말 한마디에 의하여, 부모님이 심사숙고하여 지어준 이름 대신 대충 떠올린 미국식 이름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현상에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는 듯 했다.)

왜 우리에게 또는 우리의 자식들에게 미국식 이름, 아니, 가명(*)이 필요한가? 글쎄, 내가 들었던 설명은 국제화(또는 요즘 표현으로는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과 교류하고 외국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입에 거북하지 않은 가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일리있는 얘기다. 브랜드라는 관점에서, "입에 담기 쉬운" 이름이 자신을 알리는데 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쉽게 부르거나 외울 수 있고 자주 불리어지면 그만큼 쉽게 인식되거나 기억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이런 의미에서 가명을 사용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담기도 하고, 흔하고 평범한 이름 대신 독특하고 세련된(?)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식 이름, 미국인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가명은 역시 가명일 뿐이다. "국제적 활동을 위하여 몇몇 사업 상대를 상대로 사용하는 미국식 가명"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예인의 가명"이라 할지라도 그 이름으로 그 이름으로 뭐랄까 법적 계약서를 쓸 수도 없고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도 없다. (계약서에 싸인하기 전에 사업 상대가 물어올지도 모른다. "저스틴, 그런데 길동 홍이 누구죠?")

음... 아까 그 회사에 근무할 때, 사무실에 찾아온 손님이 내게 "에**"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물어왔지만 난 답해줄 수 없었다. "에**이 누가야?"...  "김**"이라고 알고 있던 그가 먼저 나서지 않았다면, 또는 그것이 전화연락이었다면 아마 난 그 손님을 돌려보냈을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름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는 "에**" 이고 누구에게는 "김**"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길었던 얘기 줄이면, 나는 이런 사실상 국제적이지 않고, 법적으로 의미없고, 고유성을 갖지 않은 미국식 가명 짓기를 싫어하고 반대한다.

글로벌 감각이 떨어져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다행인 것은 지금껏 업무상 만났던 모든 외국인 들 역시 이 부분에서 만큼은 나만큼 글로벌 감각이 떨어진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

* 신분증에 기록되는 이름도 아니고 계약서 등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름도 아니니 확실히 "이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프로젝트 관리: 서브버전 저장소 사본 만들기, svns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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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관리 > 버전관리 > 서브버전 저장소 사본 만들기 (Repository Replication)

지금의 업무 환경이 마땅치 않아서 이기고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작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열어보고자 하는 생각도 있고 하여, 요 얼마간 서브버전을 지원하는 공개 프로젝트 호스팅 서비스를 찾고 있었다. 실은 trac을 지원하는 무료 호스팅 서비스를 원했으나 적당한 것을 찾지 못했다. (도와주세요[각주:1])

프로젝트 호스팅 서비스를 찾다보니 고민하게 되는 것이,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 또는 써보니 서비스가 성에 차지 않는다든지 하여 이사하게 될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이다. (직접 운영하는 저장소는 단순히 저장소를 묶어 보관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백업 또는 이전 대책이 서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런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았었다.)

서브버전이 제공하는 기능 중에 저장소의 읽기 전용 사본을 만드는 기능이 있다. 기능의 본래 취지는 말 그대로 읽기 전용 사본을 만드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보면, 커밋 권한을 가진 개발자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은 수의 사용자들이 읽기 전용 권한으로 소스를 받아가게 되는데, 이런 부하를 분산시킬 수 있는 또는 지역으로 미러링 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 기능이 나의 백업/이전 용도에도 적절히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과정은 다음과 같다.

$ mkdir /svn-mirror
$ svnadmin create /svn-mirror/my-project
$ cd /svn-mirror/my-project/hooks
$ cp pre-revprop-change.tmpl pre-revprop-change
$ vi pre-revprop-change
$ chmod 755 pre-revprop-change
$ svnsync init file:///svn-mirror/my-project svn+ssh://repository/var/svn/my-project
sio4@repository's password: 
리비전 0의 복사된 속성
$ svnsync sync  file:///svn-mirror/my-project
sio4@repository's password: 
커밋된 리비전 1.
리비전 1의 복사된 속성
$ svn log file:///svn-mirror/my-project
------------------------------------------------------------------------
r1 | sio4 | 2008-04-08 23:02:46 +0900 (화, 08  4월 2008) | 2 lines

prepare project repository.

------------------------------------------------------------------------
$
  1. 먼저 미러를 보관하기 위한 디렉토리를 만들고 그 안에 빈 저장소를 만든다. (저장소를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변경점을 동기화하는 것이 이 사본 만들기 기능의 방식이기 때문에 저장소 생성은 별도의 작업으로 진행된다.)
  2. 만들어진 빈 저장소에 pre-revprop-change 후크를 설정해준다.
  3. 프로젝트의 주 저장소와 연결하기 위하여 `svnsync init` 명령을 수행한다.
  4. 연결된 사본을 `svnsync sync` 명령을 수행하여 동기화한다.

이상의 간단한 단계를 거쳐 이제 로컬에 저장된, 그리고 주 저장소와 동일한 복사본을 얻었다. 물론 읽기 전용 사본으로써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설정이 필요하겠지만 나의 용도인 저장소 백업을 위해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음... 글쎄... 정말 이사갈 일이 생기면 방 빼는 건 쉬웠는데... 다시 들여놓는 것도 그렇게 간단할까?


  1. 혹시 적당한 trac 호스팅 서비스를 알고계신다면 알려주세요. 또는 서버와 라인을 제공해주실 분이 있다면 직접 서비스 운영을 해볼 생각도 있는데요 :-) [본문으로]

시선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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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고정!" 뭐랄까... 좀 낚시스럽게 뽑아본다는 제목이 고작 이거다. ... 훗!


기억하는가? 릭 에슬리! 독특한 목소리와 음악으로 나름대로 시대를 풍미했던... 잊고 지내던 이 아저씨가 요즘 화제인가 보다.

옛생각나는 동영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동영상 속의 의상, 헤어스타일, 춤, 몸짓 등을 보면서 촌스럽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어색하게 느껴지거나 거북하지 않은 것이... 그렇다. 결국 그게 내게 익숙한, 또는 자연스러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실은,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 문득 떠오른 생각은... 나의 의상컨셉이 이 무렵에 멈춰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난감한 생각! (물론, 마지막 한 단추까지 꼭 잠궈서 셔츠를 입지도 않고 청셔츠와 청바지로 맞춰입지는 않으니 너무 놀라면 안된다.) 어쨌든, 최소한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다.


사실, 행여라도 내 의상 감각이 저 시점에서 멈춰버렸다고 하더라도 다행히 지금은 저런 옷을 구하여 입는 것이 그리 쉽지도 않을테니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바로 "굳어버린 생각!".

대체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시점에서 사고의 틀이 고정되는 것 같다. 그 시점과 굳는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문제는, 이게 옷 입는 것 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 난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미 굳어져 버린 후인가? 얼마나 굳어진 것인가? 더 느끼고 깨어질 수는 있는가?

오늘 문득, "시선 고정!", "시점 고정!"이 무섭게 느껴진다.

Rickroll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Rickrolling is a prank and Internet meme involving the music video for the Rick Astley song "Never Gonna Give You Up". In a Rickroll, a person provides a link they claim is relevant to the topic at hand which actually takes the user to the Astley video. It can also mean playing the song loudly in public in order to be disruptive.

http://www.yougotrickrolled.com/


교사 때리기 : “한국 교사임금 구매력 OECD 최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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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양반, 뭐가 재밌나? 교사 때리면."

심심하면 나타나는 공교육 때리기, 교사 때리기는 도데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문제점 지적하기

그게 사회문제에 대한 기자의 펜이든 팀워크에 대한 팀원의 목소리든, 뭔가 문제점을 지적하려거든, 그것은 반드시 긍정적인 목표를 위해서 이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목소리는 단지 때쓰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아니,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근래에 보도되었던 "한국 교사 임금 OECD 상위권" 관련 기사를 포함해서, 접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교사나 공교육 현실에 대한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그런 의미에서 선의의 "문제점 지적하기"라고 하기엔 너무 부실하다.

“한국 교사임금 구매력 OECD 최상위권” : 국제 : 인터넷한겨레 The Hankyoreh

한국 교사들의 임금수준이 상대적인 구매력을 고려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상위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특히 한국은 초등학교 교사의 20% 이상이 30세 이하로, 젊은층 비율이 높았다.
...
그러나 수업 외 업무까지 포함할 경우 한국 교사들의 전체 업무시간은 주당 44시간으로, 비교 가능한 18개국중 노르웨이(44시간)와 함께 가장 높았다.
...
교사대 학생 비율은 OECD 전체 평균이 초등학교가 교사 1명당 학생 18명, 중학교가 15.2명, 고등학교가 14.1명인데 비해 한국은 각각 32.2명, 21.9명, 22.5명으로 회원국들중 멕시코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한편 OECD 국가의 학생 1명당 연간 교육비용은 초등학교 3천915달러, 중.고등학교 5천625달러, 고등학교 이상 1만1천720달러인데 비해 한국은 초등학교 2천838달러,중고등학교 3천544달러, 고등학교 이상 6천356달러로 크게 뒤졌다.

몇일 전의 OCED 최상위 어쩌고 하는 신문 기사가 생각나서 검색해본 내용 중, 한겨레 신문의 기사를 잘라서 인용했다. 그런데 다른 검색 결과나, 그리고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신문 기사의 내용은 첫번째 단락이 전부였다. (황당하군.)

보고서 원문을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위의 요약 기사로 볼 때 각 국의 교육  현장에 대하여 다양한 팩터를 이용한 분석을 한 모양인데, 그런 우스운 기사들은 이 중 첫번째 하나만을 부각하여 마치 우리나라 교사들이 엄청난 특권계층이나 되는 양, 떠들어 댄 것이다. (떠든 사람 칠판에 적어둘까?) 교육 현장의 이해에 있어서, 비교적 객관적이지 않고 각 국의 사회 경제 구조와 함께 파악하지 않고서는 지표로 사용하기 어려운 요소가 바로 그 첫번째 항목이라는 생각을... 무식한 나도 하게 되는데 말이다.


공교육 문제

위의 결과를 보면 우리 공교육 환경의 모습은

  1. 젊은 (여자) 선생님 위주
  2. 수업시간은 짧은데 업무시간이 긴 구조
  3. 상대적으로 1.5배 정도 과밀 학급 구성
  4. 상대적으로 0.75배 수준의 교육비용

이라는 얘기다. 아! 그래. 하나 빼먹었네... 교사들이 돈 잘 번단다. (적어도 대다수의 검색결과, 내가 본 신문은 그 부분만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남자 교사의 비중이 매우 적고 젋은 여자 교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아마도 연령대가 낮아진 것은 몇 년 전에 있었던 (정년 조정, 명예 퇴직, 임용 정체 해소, 오히려 인력 부족, 중초임용,... 등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물갈이의 결과인 것 같고, 성비가 심하게 틀어진 것은 교사가 되고 싶은 남자가 별로 없어서겠지. 예전에 주었던 특혜(RNTC 과정을 통한 병역 혜택)도 없어지고...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것은, 결과적으로 돈 잘 번다는 직업이면서 (최소한 남자들에게는) 인기는 없다는 뜻인데... 말이 되나?

요즘의 (특히)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젊은 선생님이 자신의 아이를 맏아주기를 그렇게도 바란다고 한다. 내 단골 안경가게는 꽤나 지긋하신 분이 아저씨급의 조수 엔지니어 한 명을 두고 운영하는 곳이다. 지금은 꽤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곳을 고집하는 것은, 지긋한 그 분에게서 왠지 경륜과 믿음직한 느낌이 베어나오기 때문인 것 같다. 교육에 있어서, 내 아이를 맡기는 상황에서 경륜과 믿음직함이 필요한가? 그런것 같다. 그런데 왜 젋은 선생님을? 아마도 교사의 역할이 아이들의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의 친구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딘가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 몇년 동안 다녔던... 유치원의 젋은 선생님들에게 익숙해져서 그들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대학생 시절, 한 교수님과 나눈 대화 중에, 미국의 대학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강의, 학과 업무, 연구 등의 분리된 운영으로 교수로써 강의에 전념할 수도, 업무에 전념할 수도,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도 있었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우리의 대학 환경은 강의와 연구, 학과 업무가 중첩되어 진지한 강의를 준비하기도, 의미있는 연구에 전념하기도 힘들다는... 그리고 시간이 감에 따라 점점 뭔가 포기하게 된다는 말씀. (아... 그 분의 강의가... 살짝 그립네.)

우리 공교육 환경도 그런 것 같다. 다부진 다짐, 의지가 없고서는... 과중한 환경에서는 뭔가 포기하기 쉬운 것을, 또는 포기해도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OECD 국가.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지표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스스로 그들과 어깨도 나란히 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이겠지? 물론 공교육의 질에 있어서도 우리는 이미 높아진 눈높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자식에 비하면 75%의 비용밖에 투자되지 않는, 그들의 자식에 비하면 선생님으로부터의 눈길도 6~70% 정도에 그치는 우리 아이를 생각하면... 부모로써 성이 차지는 않겠다.

그런데 어떡하지? 그렇다고 교사를 더 뽑고 더 많은 비용을 교육에 투자하려면... 더 많은 세금을 걷든지 아니면 잘못 쓰이고 있는 돈의 흐름을 바꿔야 할텐데... 세금을 더 걷으면 세금폭탄 무서워서 대한민국에 못살겠다고 할 것이고, 운하 만들어 물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니 어차피 망가진 교육따위에 쓸 돈 있으면 운하에 써야 하는... 것인가? 표시나지 않는 것을 포기한다면... 교육 투자 포기의 순위는... OECD 최상위권이 아닐까...


대한민국 교사

뭔가 중요한 일을 해야하는 자리가 있다. 말하자면 내 아이의 교육을 맡아줄 그런 자리다. 그 자리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나? 퇴근 후 접시닦고 주말에는 편의점 알바하느라고... 표시나지 않는 주중 수업시간에 살짝씩 졸고 있는... 생계에 쪼들려서 미술 지도 중 밀린 월세는 어떻게 막을지 고민하는 그런 사람을 원하는가?

대부분의 회사들은 직원의 이중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업체/점포 등을 소유하는 것 역시 금지하고 있다. 부업으로 지친 몸, 점포의 경영 상태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본 업무에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이다. 누구에게 고용되어있건 국가에 봉사하고 있건 마찬가지다.


사실, 다른 못난 사람들에 비하여 그렇게 많은 죄를 진 사람들이 아닌데... 무슨 천문학적 비자금을 만들거나 노조를 탄압하거나 심지어는 도시를 쓸어가며 정권을 잡거나... 이런 떳떳한 공공의 적들에 비하면 정말 선량한 소시민에 지나지 않는 사람들이 그들인데 왜 그렇게 씹혀야 하지? 누구 누구 할 것 없이 500원씩 걷어서 바닥이 들어난 물길에 쌓는답시고 꿀꺽, 강물 삼키듯 동전 삼킨것이... 혹시 그 돈 선생님께 냈으니 그렇게 꿀꺽 삼키고 축재한 게 교사인줄 알고 있는 것인가? 흔들린다는 공교육에 대하여 누군가 욕을 먹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것을 전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도 아니면... 학창시절,  "사랑의 매" 몇 대 맞은 것에 한이 맺혔던 것일까?

기자양반, 힘내시고 철 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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