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만 의미없는게 아니다. 파일도 늘 다시 받고 있다. 참 우습다!

요즘, 디스크를 정리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재미있는 현상, 습성을 발견했다. 생전 다시 보지도 않는 파일들이 널려있다는 점이다. 그냥 욕심에 받아놓은 것들도 있는 것 같고, 오래되었지만 읽지 않은 문서도 있다. 일부는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버전이 발견되기도 하고, 혹은 같은 파일이 중복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또는 왜 받아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것도 있고... 아무튼 넘치는 디스크가 꼭 인터넷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 휴지통이다. :-)

더 웃기는 것은, 어쨌든 관심이 가는 녀석은 받아보고, 풀어보고, 또는 나중에 보겠다는 생각으로 보관해두고 있다지만 정작 다시금 그것이 궁금해졌을 때 예전의 것을 찾아보기 보다는, 나는, 어느덧 다시 다운로드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보같기도 하고 좀 우습기도 한데, 문제는 단순히 이미 받은 것을 (네트워크 자원을 낭비해가며?) 또 받는데 있지 않다. 이 현상에 주목하고 깜짝 놀란 진짜 이유는...

내 컴퓨터와 인터넷이 과연 별개인가? 경계가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점이다.

  • 나는 내 컴퓨터 위에서 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인터넷 위에서 놀고 있는 것일까?
  • 내 컴퓨터는 내 컴퓨터일까? 아니면 인터넷의 일부일까?
  • 혹은 내 컴퓨터는 단지 인터넷 단말기일 뿐인가?
아직 답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내가 보는 이 세상도 그렇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런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