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 그리고 발표 이후에 그 완성도를 유지해 나가거나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생산 관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아마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겠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위한 노력은 또... 공감과는 다른 일인가보다. 어제 밤, 두 달 만에 내 갤럭시S의 펌웨어를 한 발짝 건너뛰고 SK22에서 TA13으로 업데이트했다. 그런데...

와~! 일단 갤러리 읽어들이는 체감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는데? 뭐가 바뀐 것일까? SQLite의 속도가 빨라진 것이었으면 좋겠다. Database나 ContentProvider에 의존하는 다른 앱들도 빨라질테니... 그래서, 일단 이 한가지 만으로도 지난 두 달을 포함한 삼성전자 또는 관련 엔지니어들의 노력을 떠올리게 되는... 그런데 투~!

지금 난 이런 바탕화면 그림을 쓰고있다.


그런데, 이게... 화면이 잠기게 되면 같은 배경 그림을 보여주고 그 위에 블렌딩된 모습으로 잠금패턴 입력이 가능한 화면을 보여준다. 여기서 좀 아쉬운 부분이... "사용자 설정에 의한 개인정보 표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단 화면을 보면,


이렇게, 현재시간, 날짜, 서비스공급자 이름, 충전중이면 충전률, 패턴입력창, 긴급통화기능 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중 어느 곳에도 "나"와 관련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자아도취도 아니고 "나"와 관련된 정보가 뭔소리래? 아... 무슨 말이냐면...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또는 친구들과 섞였을 때?) 누구의 폰인지 알아야 찾아줄 수 있을거 아냐?

(아... 물론 스마트폰같은 고가의 물건, 게다가 폰 외의 용도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기까지 하니... 찾아주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긴 하지만... 찾아주려고 맘먹어도 위의 상황에서는 어케 할 도리가 없잖은가?)

그래서 기능 제안!

  • "잠금 화면"에 개인 정보(이름이나 다른 긴급연락처)를 표기할 수 있는 기능
  • "긴급통화" 목록에 사용자 정의 번호를 추가하는 기능 (가령, 집전화, 어머니, 짝꿍,...)

이런 기능이 있다면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또 그것을 착한 사람이 줍는 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했을 때 :-) 도움이 되지 않겠니? ㅋ 말이 좀 길었는데 그래서...

내가 건너뛴 지난번 업데이트부터 적용되었다는 "배경화면 그림"과 다른 별도의 "잠금화면 그림" 기능을 응용해보려고 했다. 정보를 그림으로 그려야 하는 좀 바보같은 짓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모습... 상상하고 있다.


그래서 잠깐 그려봤다. (이럴 땐 PicSay가 좋다 :-)  그리고 ㅜ.ㅜ 내 잠금화면 배경은 어디로 간겨? 어케 어케 해봤더니... 짠~! 이렇게...


이렇게!!! 성공!!! 뭐라? 성공? ... 이게... 이렇게 "해제하려면 화면을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상태" 그러니까 "잠김 상태"가 아니라 "자물통 없는 미닫이문" 하나 붙여놨을 때만 적용되는 얘긴가보다. 뭐야~~~~~~~~~~! 그래서 고민 들어간다.

  1. 이 폰의 개발자들은 쫀쫀하게 화면 잠그지 않는다. 누구든 화면 열고 전화 쓰라고 하면 된다.
  2. 이 폰의 개발자들은 폰에 개인적인 정보, 문서, 앱, 사진 등을 넣지 않는다. (폰의 보안성을 의심?)
  3. 설마... 그들은 테스트폰의 기본상태만 써봤을 뿐, 사용자 입장에서 폰을 써보지 않았다.
  4. 에이... 깜박 테스트를 안한거지... 뭘 그런걸 가지고...
  5. 아니다! 진짜 잠금화면은 패턴입력, 숫자입력 등의 정보화면이 많아서 뒤에 별도로 배경을 주는 것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한거다. 일부러 그랬다.
  6. 아... 뭐...

답이 안나오네... 일부러 그랬다면 수많은 소비자 중 잠그지 않고 쓰는 극소수를 위한 기능에 심심해서 시간을 쓴 것이고... 설마 설마 테스트를 안했을리는 없고... 아니지... 분명이 기능의 이름은 "잠금 화면 배경화면"인데... 뭐냐고... 답이...


흠흠,

내가 삼성의 엔지니어들이랑 일을 안해본 것도 아니고,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정말 아쉽다. 세상은 점점 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져가고 의존도가 높아져가고 중요성도 높아져가는데... 심지어는 국내 아니, 국제적인 회사인 "삼성전자"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의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이 정도에 그친다는 것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몸담고 있고, 가끔 소프트웨어 개발도 하고 ㅋ :-), 이 분야를 사랑하는 나로써는... 나 지금 삼성 싸잡아 욕하고 있는거 아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업계의 현실에... 크나 작으나... 슬픈 마음이... 아침부터 감돌아... ㅎ 또 긴 글 끄적여봤다.

언제 기회가 되면... 시간 좀 잡아서 소프트웨어 생산 관리... 이런 글 좀 써봐야겠다. 나... 이쪽에 관심이 많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