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에 글을 시작했다가 덮어두고, 이제야 다시 써본다.

남에게 일을 맡겼다. 언제 검수해야 하는가?

요 근래 나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만들었던 이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이 다른 회사에 의하여 개발되고 있다. 그 중에는 자사 솔루션의 고객화 버전 제공 형식의 것도 있고 고객 요구사항에 의한 전면 개발 형식의 것도 있다. 괭장히 급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였고, 초기 작업의 상당부분을 날림으로 또는 생략해버린 프로젝트였기에 시작부터 걱정이 태산이었던... 정말 슬픈 프로젝트였지만 프로젝트의 핵심 부분 중 하나를 맡은 그 회사는 그 시작부터 남 달리 믿음직한 인상을 줬었기에, 슬픈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나마 믿음직한 구석이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했었다.

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믿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나름대로 요구사항 분석부터 설계 문서 작성 등등... 나름의 형식과 절차에 맞는 초기 작업과 그 유명세까지 더해서 믿음을 줬던 그들이 왜 그런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일까...

결론은 하나! 내가 나쁜 놈이다. 더 꼼꼼해야 했고 더 의심했어야 했고 더 부지런했어야 했다. 그리고 시작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확인했어야 했다. 프로토타입 단계에서의 느슨함도, 구조의 작은 미흡함도 시험용 코드라고 눈감아주고 결과물은 아니라고 양보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제와 후회하면 무엇하리... 검수는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시작부터 끝까지!